몸과 마음이 모두 피로하다.

희미해져가는 정신의 끝자락을 잡고 글을 쓴다.


자유롭고 싶다.

나의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권태와 자기 학대, 그리고 설레임과 분노의 감정으로부터

내 생각의 흐름을 끊어놓는 이 피로와

육체적, 정신적 나약함으로부터.

그러고 나서

앞에는 파도없이 잔잔한 바다가 있고 뒤에는 나무들이 울창한 숲이 있는 곳에서

사랑하는 사람의 옆에 앉아

지혜를 가르쳐 주는 책을 읽다가

이따금 수평선을 올려다보며 사색하고 싶다.


누군가 행복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는 상태라고 했었다.

하지만 하루의 단 몇 초간의 시간이라도 삶에 대한 환멸을 느낀다면

그건 행복한 삶일 수 없다.


영화 비포 선라이즈에서 제시가 했던 이 말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나는 내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지긋지긋해.

나는 내가 가보지 않은 곳에는 가본 적이 없고

내가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먹은 적이 없고

내가 듣지 못한 음악은 들어본 적이 없지.


정말 자유롭고 싶다.

나 자신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