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시작하기 전 집에 있을 당시 TOEIC 시험을 보러 갔다가 근처에 있는 중학교(내가 다니던..)에 찾아갔었다.

그 때 글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귀찮아서 그냥 넘어갔었던 것 같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 본다.


참 이런저런 생각 많이 했지. 길이 하나도 생각이 안 났었는데 막상 발 움직이는 대로 가니까 나오더라.

구석구석 쉴새없이 고개를 돌려가며 추억이 묻어있는 장소들을 봤다. 3년 간 매일 다니던 등하교길이었으니까.

세월을 거슬러 온 느낌이었다. 변한 것은 정말 없더라. 원래 가득 차야 할 골목이 비어 있다는 것(일요일이었으니까), 그리고 나 자신을 제외하고서는 말이지.

여기에 다 쓸 수 없을 만큼 많이 그 장소들 하나하나에 내 삶의 일부분이 있었다.

학교 문은 모두 잠겨 있었다. 당시에는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 된 일이다. 안에 들어갔으면 변해 버린 교실과 선생님들의 모습에 내 망상이 깨어졌을 테니 말이다.

중학교 시절에 대해서는 별로 커다란 기억 없이 지내고 있었는데 막상 학교에 가고 보니 추억들이 홍수처럼 쏟아졌다. 그 시절이 내가 가장 다양한 경험을 했던 시절일지도 모른다. 별 생각 없이 모든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즐기던 때였으니까.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들어오면서 특수한 상황 때문에 내 경험은 오히려 적어졌는지도 모르지(사실 그건 아닌데..)

학교 옆의 등산로를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은 변한 것이 없더라. 5년 이라는 것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니까. 그 때 산을 오르던 사람들 중에는 분명 5년 전에도 그 곳을 다니던 사람이 한 명쯤은 있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그때나 지금이나 이 학교는 그냥 똑같은 학교일 뿐이겠지.

집에 있을 때 시간이 나면 가끔 이 곳을 찾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냥 바람이나 쐬고 책이나 읽고 등산이나 하면서 말이다 :)


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