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유학 생활의 목표 세 가지를 (중요한 순서대로) 운동, 연구, 피아노로 정했는데 요즘 그나마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은 운동도 공부도 아닌 피아노 연습이다. 그래서 내가 지금 치고 있는 곡들을 정리해 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 치고 있는 곡들은 다음과 같다. 순서는 연습을 처음 시작한 순서.

  1. Variations on the Kanon – Johann Pachelbel, arranged by George Winston
    유명한 조지 윈스턴의 캐논 변주곡. 고등학교 때부터 쳤던 곡인데, 아직도 가끔씩 친다. 지금까지 적어도 1000번 쯤은 쳤을텐데 아직도 악보를 완전히 외우지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경이로운 사실이다. 요즘에는 물려서 많이 치지도 않다보니 악보를 보고 쳐도 실수가 많이 나온다.
  2. Love Affair – Ennio Morricone
    이 곡도 고등학교 때 치기 시작했을텐데 워낙 좋다보니 아직 악보집에 들어 있다. 비 오는 날, 우울한 날 밤에 헤드폰을 꽂고 혼자 연주하기에는 여전히 이 곡이 최고인 것 같다.
  3. Secret –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삽입곡
    정말 멋진 영화였고, 영화에 너무 잘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영화를 본지 2년이 지나서야 연습을 시도했고 오랜 연습 끝에 지금은 그럭저럭 친다. 내가 악보를 제대로 외우고 있는 거의 유일한 곡.
  4. Nocturne in E-flat major, Op. 9, No. 2 – Frédéric Chopin
    아마 쇼팽의 가장 유명한 녹턴일 것이다. 처음으로 쇼팽의 곡을 칠 수 있게 되어서 굉장히 기뻤었다. 너무 유명해서인지 많이 치면 칠수록 지루해지는 감이 있다.
  5. Nocturne in B-flat minor, Op. 9, No. 1 – Frédéric Chopin
    Op. 9, No. 2 의 악보를 프린트할 때 같이 나와서 연습하게 된 곡. 오른손과 왼손이 불규칙하게 들어맞아서 (오른손이 11번 칠때 왼손이 6번을 친다) 연습할 때 많이 힘들었지만, 그 점 때문에 너무 아름다운 곡이기도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두 번째 페이지부터 너무 축 늘어지는 느낌이라 첫 번째 페이지만 치게 된다는 것.
  6. Love me – 이루마
    비교적 쉬우면서 예쁜 곡이라 좋다. 물론 그래서 많이 치면 지루해진다.
  7. 애인 있어요 – 이은미
    처음으로 피아노 치며 노래하기에 도전한 곡. 꽤 많이 쳤는데 아직도 어설프다. 피아노 소리와 노래가 독립적이면서도 조화롭게 들리려면 아직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다.
  8. A Winter Story – 영화 ‘Love Letter’ 삽입곡
    고등학교 때 잠깐 치다가 말았는데 요즘 러브레터가 다시 보고 싶어지면서 생각이 나서 치고 있다. 뒷부분 연습이 더 필요한데 아주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9. Nocturne No. 20, Op. Posth. in C-sharp minor – Frédéric Chopin
    정말 좋다. 쇼팽스러운 감성이 물씬 풍기는 곡이고 그만큼 나의 표현력 부족이 적나라하게 느껴져서 계속 연습하게 되는 곡. 쇼팽이 누나인 Ludwika Chopin에게 바친 곡이라 한다. (“To my sister Ludwika, as an exercise before beginning the study of my second Concerto.”) 끝나는 부분에 한 박자에 음표 35개를 집어넣어야 하는 마디가 나오는데 여기에서 원하는 만큼 속도가 나오지 않아서 고민이다.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하는 사항일텐데, 제대로 치면 너무 예쁜 부분이라 그만큼 더 아쉽다.
  10. I’m in Love (Piano ver.) – 라디(Ra.D)
    라디오에서 처음 듣고 반해 버린 곡. 이 곡으로 ‘라디’라는 가수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 나르샤가 리메이크해서 부른 버전이 대중들에게는 더 알려져 있다. 반주가 어렵지는 않은데 박자가 독특해서 (재즈 같은 느낌)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위에 언급한 10곡 모두 듣기에도 좋고, 나처럼 보통 이하의 음악성을 가지고 평균 정도의 피아노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연습을 통해 어느 정도 칠 수 있는 곡들이니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연주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


2 Responses to “피아노 곡 정리”  

  1. 1 김현우

    녹음해서 좀 들려줘봐 글로만 봐선 아무것도 모르겠어 ㅋㅋ

  2. 2 Taedong Yun

    유튜브 비디오 다 달아놨다. 아직 녹음해서 올릴 정도는 아니어서ㅎㅎ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