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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함과 나태함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5년 전쯤 마지막으로 봤던 것 같은 algebraic topology 책을 오랜만에 들여다보다 든 생각이다.

그 때는 이론의 작은 단계 하나하나를 꼼꼼히, 마지막 하나의 의문까지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공부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점점 더 내 앞에 놓인 지식의 산이 아직 한참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역설적으로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만다. 학회에서 들은 설명 몇 마디로 그 이론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착각하고 직접 자세히 확인해보지 않게 된다.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큰 그림을 보려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후에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공부하는 단계가 없으면 영영 ‘적당히 아는 사람’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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