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는 변화로 가득한 해였다. 겉으로 보기에 가장 큰 변화라면 아마도 직장을 옮긴 일일 것이다. 하는 일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나의 생활 전반적으로 많은, 대부분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 변화였다. 옛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 느끼던 결핍의 많은 부분이 새 직장을 통해 채워졌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 양쪽 모두 전보다 좋아졌음을 느낀다.

직장을 옮긴 것을 포함해서 이번 해에는 처음으로 경험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일부는 내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들이었고, 그 외에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어난 일들도 많이 있었다. 그 일들이 준 감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나는 여전히 턱없이 미성숙하다는 생각. 둘 다 무서운 일들이다.

위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삶의 기억은 단기적으로 보면 연속적(continuous)이지만 길게 보면 이산적(discrete)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 전이나 하루 전, 또는 일 주일 전을 생각해 보면 그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하나의 연속된 기억으로 떠올려 지는데, 지금까지 내 삶을 돌아보면 확실히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하면 휙휙 지나가는 시간을 잘 잡아 두고 기억이 널뛰기하지 않도록 매 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변화를 갈망한다는 것은 이러한 삶의 책갈피들을 최대한 많이 남겨놓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아직 이런 말을 하기에는 이른 나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은 너무 빨리 다가온다. 지금 이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쉬는 그 순간까지, 쉬지않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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