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실력

12Nov09

RS_E_P1020685

저녁을 오래 할 시간도 없고 의욕도 잘 나지 않아서 점심 때 먹고 남은 콩나물국 국물에 다시마랑 새우를 넣고 다시 끓인 다음 양파랑 냉동실에 얼어 있던 시금치를 대충 집어 넣어서 된장국을 끓이고, 썰어 둔 양파에 쇠고기 등심을 넣고 초간단 철판구이를 만들었다. 거기에 주말에 해 놓은 장조림이랑 콩나물 무침을 꺼내어 놓으니 꽤나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열 번 중 여덟 번은 집에서 밥을 먹고, 그런 생활을 일 년 넘게 하다보니 요리 실력이 늘기는 하는 것 같다. (나 같이 혼자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요리가 늘었다’ 라는건 최고의 맛을 내는 음식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기 보다는 적당히 맛있는 음식을 빠른 시간 내에, 집에 있는 재료를 적절히 조합하여,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뜻이다.ㅋ) 특히 된장국 같은 건 전에는 recipe를 보고 그대로 해도 구수한 맛이 잘 나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대충 보고 적당히 넣어도 맛이 괜찮아서 아주 만족하고 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내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으니 순전히 주관적인 평가이지만…)

어쨌든 국이랑 구이를 다 하는 데 20분 쯤 걸렸는데 예전 같으면 라면을 끓였을 만한 시간에 밥을 제대로 해 먹을 수 있으니 미국에서 외롭게 유학생활을 하는 것이 아주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


No Responses to “요리 실력”  

  1. No Comment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