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SO (Boston Symphony Orchestra) 에서 교육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College Card 라는 걸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그나마도 BSO와 MIT와의 협정으로 MIT ID만 제시하면 완전히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것만 있으면 한 달에 한두번 정도의 정해진 콘서트를 하루에 선착순 100명씩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그 동안 몇 번의 콘서트를 숙제가 너무 많거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포기하다가, 오늘은 프로그램이 마음에 들어서 아침 수업을 빠지고(…) 추위에 덜덜 떨면서 버스를 타고 보스턴으로 내려가 College Card 와 표를 받아 왔다.

프로그램은 이랬다.

Thursday, November 20, 8pm

GENNADY ROZHDESTVENSKY conducting

  • BRAHMS, Variation and Fugue on a Theme by Handel
  • ELGAR, Cello Concerto in E Minor, opus 85
  • TCHAIKOVSKY, Manfred, opus 58, Symphony in Four Scenes after the Dramatic Poem by Byron

공연 가기 전에는 곡명은 제대로 보지도 못 하고 브람스를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 설레며 갔는데 막상 내가 원하던 느낌의 곡은 아니어서 조금 실망이었다. 두 번째 곡은 마에스트로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나이 지긋한 첼로 솔리스트(LYNN HARRELL)의 테크닉과 감성이 무척 돋보여서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사실 곡 자체의 느낌은 ‘감동적이다’ 보다는 ‘재밌다’ 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마지막 차이코프스키의 곡은 웅장하면서도 중간에 아기자기한 맛이 있어서 가장 즐겁게 들었다. 악기 편성이 다양해서 기본적인 현악기, 클라리넷, 플룻을 비롯하여 다양한 금관, 각종 타악기 구성에 하프도 두 대나 있어서 주 선율을 대화하듯이 주고받는 느낌이 무척 다채로워서 즐거웠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내가 느끼기에는) 굉장히 감성적이라기보다는 볼거리가 많은 공연이었다. 심포니 홀도 효율성은 조금 떨어지지만 외관이 멋졌으니까… (사진보다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웅장하다)

클릭해서 보세요 ↓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친구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바로 옆에 있는 야경이 예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고 나와서 괜찮은 사진들을 몇 개 건졌는데, 이걸 찍느라 온 몸이 얼어붙을 뻔 했다. (보스턴의 겨울은 무섭다. 이제 시작이라던데…)

이래저래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진 하루.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2 Responses to “Boston Symphony Orchestra”  

  1. 1 예솔

    여기도 이제 추워…. 라고 말하려고 보니 동부에 비하면야 이건 가을 날씨구나. ㅋ
    기말 잘 보고 한국서 봅시다!!

  2. 2 Taedong Yun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너무 센 거 같아. 찬바람, 비바람, 눈바람…

    아는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보스턴 와서 처음으로 사람이 바람에 날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고…ㅎㅎ

    기말고사 잘 보렴. 난 내일이면 학기 끝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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