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17Dec10

한국에 도착한지 이틀째. 이번에는 왠지 모르게 지난 네 번의 방문과는 많이 다르다.

아직 사람들을 안 만나서 그런지 여기 왜 왔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든다. 이틀동안 까페에서 공부하는 척 하면서 빈둥댔던 건 똑같고, 달라진 점이라면 주변 사람들 잡담이 더 잘 들릴다는 것 정도뿐.

쉬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그나마 남아 있던 학교라는 끈에서 멀어지면서 사는 이유를 아예 잃어버린 느낌이 강하다. 그동안 잃은 것들이 너무 크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에 친구가 나에게 “니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라고 해준 말이 생각이 나는데,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지 방향을 전혀 모르겠다는 점이 새삼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에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하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았으면 많았지. 너무 시니컬해져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여 놀랐다.

물론 (계절의 탓으로 돌리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면) 문제는 나의 게으름일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까지 잃은 것은 아니니까 아직은 가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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