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words for 2022 (to be continually updated):

  • Prioritization
  • Looking around
  •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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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assic
  • Automation

이 곳에 마지막 글을 쓴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 간다. 그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과학자로 여러가지 관심 있는 분야의 연구를 해 보았고 변변치 않은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작년과 올해에는 모든 인간들에게 (좋은 의미로든 안 좋은 의미로든) 특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3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자면 정신적으로든 물질적으로든 지금 더 많은 것들을 갖고 있다.

아직도 시간이 너무 무섭다. 새로운 것들을 많이 배우고 새로운 사람들도 알게 되었는데 여전히 나는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고,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존재인 채로 마지막 숨을 맞이하게 될 것 같다. 아직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중년”이라 불리는 나이까지는 조금 더 남았지만, 내가 일흔 살 까지 산다고 생각하면 지금 나는 중년(中年; middle age)이다. 의과학이 아무리 발전한다 한들 언제든 예고없이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죽음이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나의 모습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가끔씩 그 실마리가 될 만한 단편들이 떠오르기는 하는데, 그것이 진정 나에게 맞는 모습인지, 아니면 단순히 겉으로 보기에 좋아 보이는 남들의 모습을 게으른 마음으로 부러워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목적지가 잘 보이지 않는데 열심히 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도 확신 없이 헤매고 있는 모습이 부끄럽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부끄럽지만 특히 아직 내 안에 존재하는 어린 시절의 나에게 보이기에 부끄럽다.

일단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습관들을 다시 시작하고 유지해 보자. 매일 운동 하기, 일기 쓰기, 자연과 더 가깝게 지내기, 주변의 존재들을 필요 이상으로 평가하지 않기, 악기를 연주하기.

올 해는 변화로 가득한 해였다. 겉으로 보기에 가장 큰 변화라면 아마도 직장을 옮긴 일일 것이다. 하는 일이 달라졌을 뿐 아니라 나의 생활 전반적으로 많은, 대부분은 긍정적인, 영향을 준 변화였다. 옛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 느끼던 결핍의 많은 부분이 새 직장을 통해 채워졌다. 정신적, 육체적 건강 양쪽 모두 전보다 좋아졌음을 느낀다.

직장을 옮긴 것을 포함해서 이번 해에는 처음으로 경험한 일들이 많았다. 그 중 일부는 내가 능동적으로 선택한 것들이었고, 그 외에 나의 의지와 관계없이 일어난 일들도 많이 있었다. 그 일들이 준 감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나는 여전히 턱없이 미성숙하다는 생각. 둘 다 무서운 일들이다.

위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삶의 기억은 단기적으로 보면 연속적(continuous)이지만 길게 보면 이산적(discrete)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시간 전이나 하루 전, 또는 일 주일 전을 생각해 보면 그 때부터 지금까지의 시간들이 하나의 연속된 기억으로 떠올려 지는데, 지금까지 내 삶을 돌아보면 확실히 중요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몇 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떻게 하면 휙휙 지나가는 시간을 잘 잡아 두고 기억이 널뛰기하지 않도록 매 순간을 의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변화를 갈망한다는 것은 이러한 삶의 책갈피들을 최대한 많이 남겨놓고 싶은 마음일지도 모른다.

아직 이런 말을 하기에는 이른 나이일지도 모르겠지만 죽음은 너무 빨리 다가온다. 지금 이 순간부터 마지막 숨을 쉬는 그 순간까지, 쉬지않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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